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낙농국 중 하나로, 치즈와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수출에서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도화된 산업 이면에는 환경오염, 메탄가스 배출, 지하수 오염 등 복합적인 문제가 함께 존재해 왔습니다. 특히 EU 차원의 ‘탄소중립(Net-Zero)’ 정책과 지속가능한 농업 전환 흐름 속에서, 네덜란드는 낙농업 구조 자체를 전면적으로 개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네덜란드가 어떤 방식으로 친환경 낙농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핵심 전략과 실제 변화, 그리고 글로벌 농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심도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탄소감축: 메탄, 질소 저감 기술의 실제 적용
기후변화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낙농업은 주로 젖소의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CH4)과, 분뇨에서 방출되는 질소산화물(N2O)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네덜란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50% 감축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낙농업 부문에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저메탄 사료’ 기술입니다. 이는 젖소의 반추위에서 메탄을 생성하는 아키아균(archaea)을 억제하기 위해 사료 구성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대두박과 같은 고단백 사료 대신 발효 사료나 해조류 추출물 등을 활용합니다. 네덜란드의 몇몇 대형 목장에서는 이 기술을 통해 평균 20~30%의 메탄 배출 감소 효과를 보고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왕립농업연구소(WUR)도 이를 기반으로 한 표준화 모델 개발에 나섰습니다. 이와 더불어 ‘질소 감축 정책’도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특정 지역의 낙농장 수를 제한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해 자발적 폐쇄를 유도하는 등 과잉 질소 배출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또한, 폐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화 플랜트 확대를 통해 에너지 자립과 탄소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농가들이 친환경 에너지 생산자로 전환하고 있으며, 일부 농장은 인근 마을의 전기를 공급할 정도로 규모화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낙농업>의 지속성: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낙농 구조
지속가능한 낙농업을 구현하기 위해 네덜란드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자연과의 공존’입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탄소 저감 그 이상으로, 토양, 수질, 생물다양성까지 포괄하는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 사례는 ‘목초지 중심 순환형 농업’입니다. 이 모델은 곡물 기반 사료 수입에 의존하는 기존 시스템을 탈피하여, 지역에서 자급 가능한 초지 자원만으로 낙농 활동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운송으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고, 소의 자연스러운 활동성을 증대시켜 건강한 생산을 유도합니다. 또한, 일부 친환경 농장에서는 초지를 일정 주기로 회전 방목하는 로테이션 그레이징(Rotational Grazing) 기법을 사용하여 토양 압축과 침식을 방지하고, 생물 다양성을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곤충, 미생물, 초식동물의 먹이사슬까지 영향을 미쳐 자연 생태계 전체를 복원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여기에 자연 수로 복원 사업과 연계된 농장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낙농장을 중심으로 주변 하천이나 습지를 복원하고, 비점오염원을 차단해 농약과 분뇨에 의한 수질오염을 최소화합니다. 이런 농장들은 정부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아 더 높은 단가로 유제품을 판매하거나, 관광과 교육 목적으로 활용되며 다각도의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 디지털 농업과 스마트 기술의 도입 가속화
기술 혁신은 네덜란드 친환경 낙농업 전환에서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은 낙농업의 생산, 유통, 품질 관리 전 과정에 침투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스마트팜 시스템’입니다. 이는 사료 급여, 착유, 질병 진단, 환경 조절 등 모든 과정을 자동화 및 데이터화한 통합 시스템으로, 센서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젖소의 걸음 수, 반추 횟수, 체온, 체중, 분뇨 상태 등을 분석하여 건강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맞춤형 사료 공급을 실행합니다. 이는 동물 복지를 높일 뿐 아니라 약품 사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자원 소모를 줄여 탄소 저감에도 기여합니다. 드론과 위성 기반 토양 분석 기술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목초지의 질소 함량, 습도, 생장 정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방목 범위와 사료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과잉 생산이나 질소 과잉 문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블록체인 기반의 유통 시스템은 낙농업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제품이 어떤 농장에서 어떤 환경 조건에서 생산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출 시장에서도 친환경 인증과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여 높은 수출률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산량이나 효율성을 넘어, ‘환경을 고려한 생산’이라는 관점에서 농업을 바라본다면, 네덜란드의 친환경 낙농업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